한국대학출판협회, “2018 올해의 우수도서” 28종 선정
[보도자료]
번역서보다는 국내 저술이 강세 … 136종 가운데 학술 18종, 교양 6종, 교재 4종 선정
서구권보다 한국 고전문헌 번역 강했다 … 학술서는 주제의식, 교양서는 시의성 짙어
한국 학술출판의 한 축을 이루는 대학출판부의 도서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존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사)한국대학출판협회(이사장 장종수, 한국방송통신대 출판문화원장)가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한 ‘대학출판부 우수도서 선정사업’이 올해 두 번째 결실을 거뒀다.
협회 회원교가 지난 1년간(2017. 12. 1∼2018. 11. 30.) 출간한 도서를 △학술 △교양 △교재 부문으로 세분화해 신청을 받은 결과 15개교에서 총 136종의 도서를 후보작으로 추천했으며, 독창성, 완결성, 시의성을 기준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28종(△학술 18종 △교양 6종 △교재 4종)을 ‘대학출판부 2018 올해의 우수도서’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학술부문(저술)의『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김비환 지음, 성균관대 출판부)와 학술부문(번역)의 『주희 시 역주 1~10』(장세후 옮김, 영남대 출판부)이 ‘최우수도서’로 뽑혔다.
이번 선정 작업에는 출판평론가 표정훈, 출판기획자 최익현(전 교수신문 편집국장)이 참여했다. 심사를 진행한 출판평론가 표정훈은 “전년도 응모 도서들과 비교하면 수준이 대체로 높았다. 이번 응모작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획과 편집, 책의 만듦새 측면에서 우수한 도서들이 많았기에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정치·사회, 문화·예술, 문학·어학, 한국학, 역사, 종교, 과학기술, 교육, 경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 지난해의 출판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16개교 62종 응모에 비해 올해는 15개교 136종으로 종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게 돋보인다. 이 가운데 학술 부문 85종, 교양 부문 25종, 대학교재 부문 26종으로, 여전히 학술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술도서의 경우, 번역서(16종)보다 저술(69종)이 훨씬 많았다. 교양 부문 역시 번역서(2종)보다는 저술(22종)이 앞섰다. 국내 저자와 학술 비중이 높은 것은 대학출판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흥미로운 대목은, 학술 부문(저술)의 경우 공저(20종)보다는 단독저서(39종)가 많은데 비해, 교양부문(저술)에서는 공저(12종)가 단독저서(11종)보다 많은 ‘역전’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학술 저술의 저변이 확장되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현상이지만, 교양 부문에서의 공저 형태가 많은 것은, ‘교양’의 특성이 작용하는 한편, 아직까지 ‘교양’을 특정 분야 공통의 지적 산물로 접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수도서 선정작업에 참여한 출판기획자 최익현은 “학술부문의 단행본이 앞서긴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의 모노그라프로 볼 수 있는 도서는 매우 제한된다. 발표한 논문을 모아 단독저서로 엮는 기존 관행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양 부문에서 단독저서보다 공저가 많다는 것은, 대학출판부가 새로운 교양 토픽과 저자를 발굴해야 할 단계에 이르러 있음을 보여준다. 좀더 참신한 기획을 바탕으로 무게감 있는 교양서적을 발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 올해의 우수도서’는 지난해와 달리 부문별 ‘최우수도서’를 선정키로 했지만, 심사 결과 학술 부문에서만 ‘최우수도서’를 선정할 수 있었다. 교양·대학교재 부문에서 ‘최우수도서’를 선정하기에는 응모종수도 저조했고, 심사기준을 충족할 만한 수준의 도서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저술 부문 ‘2018 올해의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는 저자가 한 기획강연에서 발표한 내용을 씨앗으로 생각의 크기와 깊이, 문제의식을 확장한 흥미로운 책이다. 선정 작업에 참여했던 표정훈은 “학술적 깊이와 광범위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대중들과 소통하기에 충분한 책이라는 특장점을 지닌다”고 평했다. 번역 부문 ‘2018 올해의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주희 시 역주 1~10』(전5권)은 여러모로 기억할 만한 책이다. 선정 작업에 참여했던 최익현은 이 책을 두고 “번역자가 14년에 걸쳐 자기갱신을 하면서 번역작업을 한 결과, 주희 시 전모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문화사의 뿌리 깊은 한 정수에 가감 없이 다가설 수 있게 됐다. 번역의 한 지평을 개척했다고 의미 부여를 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2018 올해의 우수도서’에 선정된 18종의 학술서 가운데 영미권이나 일본 쪽 번역서가 단 한 권도 없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번역서는 모두 3종으로, 주희 시 번역을 제외하면 2종이 한국 고전문헌 번역이었다. 『17세기 충청도 선비의 생활기록』(성봉현 외 옮김,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스스로 역사가 될 수 없었던 사람들: 진휘속고』(김혈조 외 옮김,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가 그것이다. 이외 교재 부문의『노화의 심리학』(이언 스튜어트-헤밀턴 지음, 이동영 외 옮김, 서울대 출판문화원)이 번역서로 ‘2018 올해의 우수도서’에 들었을 뿐이다. ‘번역서’가 크게 맥을 쓰지 못했던 2018년이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 교재 부문의 정체(停滯) 현상이다. 대학출판부가 대학의 기본 역량을 반영하거나 발휘해야 하는 중차대한 지(知)의 전진기지라고 한다면, 탁월한 교재의 전범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눈에 띄는 약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편집진의 전문화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커뮤니티기반 지역사회 발전론: 주민자치의 현장』(정원식 지음, 경남대 언론출판원)은 단연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대학출판부가 지역사회와 지식의 소통기지라는 점을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에 위치한 대학의 특성을 십분 헤아려 문제의식을 키워낸 점이 시사적이라는 평이다.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대학출판부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 작업은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에게 양서의 존재를 알리고, 저자와 번역자들의 노고를 평가해 주며, 점점 위축돼 가는 대학출판을 활성화시켜 보자는 목적을 가지고 출발했다. 선정된 도서는 ‘한국대학출판협회 선정 2018 올해의 우수도서’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대학출판협회는 1982년에 설립됐으며, 전국 대학 58개교의 출판 담당 부서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심시평]
심사위원: 표정훈(글), 최익현
2018년도 한국대학출판협회 올해의 우수도서에는 136종의 도서가 응모하였다. 이 가운데 교재 부문 4종, 교양 부문 6종, 학술 부문 18종 등 모두 28종을 우수도서로 선정하였다. 전년도 응모 도서들과 비교하면 수준이 대체로 높아졌다. 응모 도서들에 국한된 경향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고전 국역서의 약진이 눈길을 끌었다.
최우수 번역도서로 선정된 장세후(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의 주희 시 역주(전 5권, 영남대학교 출판부)가 대표적이다. 주희시 역주는 주문공집 내집 10권, 별집과 외집 등에서 지금까지 밝혀진 주희의 시 1,500여 수가 모두 수록되어 있다. 장세후 박사의 주희 시 국역 작업은 2004년과 2005년에 이회문화사에서 두 권으로 출간된 바 있다. 이후 14년에 걸친 꾸준한 작업의 성과가 바로 주희 시 역주인 것이다. 가히 역작이자 노작이다.
학술 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된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의 대학연의(전 3권)도 역량 있는 여러 관련 연구자들이 번역하고 해설한 노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책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연구센터의 ‘국가리더십연구총서’ 가운데 하나로 출간되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고전의 현대적 의미를 구현하기 위한 기획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김비환 교수(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의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성균관대학교 출판부)는 ‘네이버 열린 연단 문화의 안과 밖’에서 강의한 내용을 대폭 심화, 보완한 결과로 나온 책이다. 근대 이후 자유주의 정치사상사의 흐름을 주요 사상가들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자유’의 역사이자 자유의 논쟁사라고 할 수 있다. 학술적 깊이와 광범위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대중들과 소통하기에 충분한 책이라는 특장점을 지닌다.
한편 교재 분야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된 노화의 심리학(번역서,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기후변화와 미래사회(계명대학교 출판부), 커뮤니티기반 지역사회발전론(경남대학교 언론출판원), 창의적 사고와 코딩(노스보스, 단국대학교 출판부) 등은 우리 사회 및 세계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를 다룬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대학 교재라고 하면 좀처럼 변하지 않는 주제와 내용이라는 선입견을 지니기 쉽다. 이번에 우수도서로 선정된 교재들은 그러한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시대의 과제에 발맞추어 시의적절한 대학 교육을 구현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보여주었다.
교양 부문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고전탐독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나온 인정사정, 조선 군대 생활사가 주목의 대상이다. 조선의 군사(軍事) 관련 학술 및 교양서는 드물지 않지만 ‘군대 생활사’라는 주제 의식과 관점에서 접근한 점이 신선했다. 아울러 ‘고전탐독’ 시리즈 자체의 기획력과 편집력도 분명한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응모작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획과 편집, 그리고 책의 만듦새 측면에서 우수한 도서들이 많았기에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대학출판부협회의 우수도서 선정 사업이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많은 우수한 응모 도서들을 통하여 공신력과 권위를 더해 갈 것이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선정도서 목록](총 28종, 도서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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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 | 선정 구분 | 도서명 | 저/역자명 | 출판사명/출간연도 |
학술 (18) | 최우수 도서 |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 | 김비환 | 성균관대 출판부 |
『주희 시 역주 1-10』(전5권) | 장세후 옮김 | 영남대 출판부 |
우수 도서 | 『17세기 충청도 선비의 생활기록』 | 성봉현 외 옮김 |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
『대구의 전통음악과 근대음악』 | 손태룡 |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 |
『대학연의』(상·중·하) | 진독수/김병섭 편저 | 서울대 출판문화원 |
『대한민국헌법의 역사』 | 장영수 | 고려대 출판문화원 |
『독일 통일 후 물권적 법률관계 정리』 | 장병일 | 동아대 출판부 |
『번역학과 국어학의 대화』 | 김정우 | 경남대 언론출판원 |
『성적 없는 성적표』 | 류태호 | 경희대 출판문화원 |
『성학십도, 자기구원의 가이드맵』 | 한형조 독해 |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
『스스로 역사가 될 수 없었던 사람들』 | 김혈조 외 7인 옮김 |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 |
『시스템 사고와 창의』 | 김상욱 | 충북대 출판부 |
『유길준의 知-人: 상상과 경험의 근대,』 | 최덕수 편 | 고려대 출판문화원 |
『제2차 중국 정치엘리트의 전환』 | 주장환 | 한신대 출판부 |
『조선시대 감로탱화』 | 김남희 | 계명대 출판부 |
『지역문화와 문예콘텐츠』 | 손종흠 | 한국방송통신대 출판문화원 (에피스테메) |
『텍스트언어학사』 | 이재원 | 한국외대 지식출판콘텐츠원 (에피스테메) |
『한국의 거버넌스』 | 박재창 | 한국외대 지식출판콘텐츠원 (에피스테메) |
교양 (6) | 우수 도서 | 『교육혁명으로 미래를 열다』 | 문영석 | 가톨릭대 출판부 |
『디코딩 라틴아메리카: 20개의 코드』 | 서울대 라틴아메리카 연구소 편 | 한국방송통신대 출판문화원 (지식의 날개) |
『몬테베리타, 지와 사랑의 고독한 방랑자』 | 박홍규 |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 |
『인문학으로 누정읽기』 | 박연호 | 충북대 출판부 |
『인정사정 조선 군대 생활사』 | 원창애 외 |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
『지구의 운명 평화로 가는 길』 | 조인원·이리나 보코바 | 경희대 출판문화원 |
대학 교재 (4) | 우수 도서 | 『기후변화와 미래사회』 | 김해동 외 | 계명대 출판부 |
『노화의 심리학』 | 이언 스튜어트-해밀턴/ 이동영 외 옮김 | 서울대 출판문화원 |
『창의적 사고와 코딩(사회)』 | 서응교 외 | 단국대 출판부 |
커뮤니티기반 지역사회 발전론: 주민자치의 현장 | 정원식 | 경남대 언론출판원 |
최우수 도서 표지
학술 부문
한국대학출판협회, “2018 올해의 우수도서” 28종 선정
[보도자료]
번역서보다는 국내 저술이 강세 … 136종 가운데 학술 18종, 교양 6종, 교재 4종 선정
서구권보다 한국 고전문헌 번역 강했다 … 학술서는 주제의식, 교양서는 시의성 짙어
한국 학술출판의 한 축을 이루는 대학출판부의 도서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존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사)한국대학출판협회(이사장 장종수, 한국방송통신대 출판문화원장)가 지난해 처음으로 시작한 ‘대학출판부 우수도서 선정사업’이 올해 두 번째 결실을 거뒀다.
협회 회원교가 지난 1년간(2017. 12. 1∼2018. 11. 30.) 출간한 도서를 △학술 △교양 △교재 부문으로 세분화해 신청을 받은 결과 15개교에서 총 136종의 도서를 후보작으로 추천했으며, 독창성, 완결성, 시의성을 기준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28종(△학술 18종 △교양 6종 △교재 4종)을 ‘대학출판부 2018 올해의 우수도서’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학술부문(저술)의『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김비환 지음, 성균관대 출판부)와 학술부문(번역)의 『주희 시 역주 1~10』(장세후 옮김, 영남대 출판부)이 ‘최우수도서’로 뽑혔다.
이번 선정 작업에는 출판평론가 표정훈, 출판기획자 최익현(전 교수신문 편집국장)이 참여했다. 심사를 진행한 출판평론가 표정훈은 “전년도 응모 도서들과 비교하면 수준이 대체로 높았다. 이번 응모작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획과 편집, 책의 만듦새 측면에서 우수한 도서들이 많았기에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볼 때, 정치·사회, 문화·예술, 문학·어학, 한국학, 역사, 종교, 과학기술, 교육, 경제·경영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 지난해의 출판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16개교 62종 응모에 비해 올해는 15개교 136종으로 종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게 돋보인다. 이 가운데 학술 부문 85종, 교양 부문 25종, 대학교재 부문 26종으로, 여전히 학술이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술도서의 경우, 번역서(16종)보다 저술(69종)이 훨씬 많았다. 교양 부문 역시 번역서(2종)보다는 저술(22종)이 앞섰다. 국내 저자와 학술 비중이 높은 것은 대학출판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흥미로운 대목은, 학술 부문(저술)의 경우 공저(20종)보다는 단독저서(39종)가 많은데 비해, 교양부문(저술)에서는 공저(12종)가 단독저서(11종)보다 많은 ‘역전’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학술 저술의 저변이 확장되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현상이지만, 교양 부문에서의 공저 형태가 많은 것은, ‘교양’의 특성이 작용하는 한편, 아직까지 ‘교양’을 특정 분야 공통의 지적 산물로 접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수도서 선정작업에 참여한 출판기획자 최익현은 “학술부문의 단행본이 앞서긴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의 모노그라프로 볼 수 있는 도서는 매우 제한된다. 발표한 논문을 모아 단독저서로 엮는 기존 관행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양 부문에서 단독저서보다 공저가 많다는 것은, 대학출판부가 새로운 교양 토픽과 저자를 발굴해야 할 단계에 이르러 있음을 보여준다. 좀더 참신한 기획을 바탕으로 무게감 있는 교양서적을 발간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 올해의 우수도서’는 지난해와 달리 부문별 ‘최우수도서’를 선정키로 했지만, 심사 결과 학술 부문에서만 ‘최우수도서’를 선정할 수 있었다. 교양·대학교재 부문에서 ‘최우수도서’를 선정하기에는 응모종수도 저조했고, 심사기준을 충족할 만한 수준의 도서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저술 부문 ‘2018 올해의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는 저자가 한 기획강연에서 발표한 내용을 씨앗으로 생각의 크기와 깊이, 문제의식을 확장한 흥미로운 책이다. 선정 작업에 참여했던 표정훈은 “학술적 깊이와 광범위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대중들과 소통하기에 충분한 책이라는 특장점을 지닌다”고 평했다. 번역 부문 ‘2018 올해의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주희 시 역주 1~10』(전5권)은 여러모로 기억할 만한 책이다. 선정 작업에 참여했던 최익현은 이 책을 두고 “번역자가 14년에 걸쳐 자기갱신을 하면서 번역작업을 한 결과, 주희 시 전모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문화사의 뿌리 깊은 한 정수에 가감 없이 다가설 수 있게 됐다. 번역의 한 지평을 개척했다고 의미 부여를 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했다.
‘2018 올해의 우수도서’에 선정된 18종의 학술서 가운데 영미권이나 일본 쪽 번역서가 단 한 권도 없었다는 것도 특징이다. 번역서는 모두 3종으로, 주희 시 번역을 제외하면 2종이 한국 고전문헌 번역이었다. 『17세기 충청도 선비의 생활기록』(성봉현 외 옮김,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스스로 역사가 될 수 없었던 사람들: 진휘속고』(김혈조 외 옮김,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가 그것이다. 이외 교재 부문의『노화의 심리학』(이언 스튜어트-헤밀턴 지음, 이동영 외 옮김, 서울대 출판문화원)이 번역서로 ‘2018 올해의 우수도서’에 들었을 뿐이다. ‘번역서’가 크게 맥을 쓰지 못했던 2018년이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 교재 부문의 정체(停滯) 현상이다. 대학출판부가 대학의 기본 역량을 반영하거나 발휘해야 하는 중차대한 지(知)의 전진기지라고 한다면, 탁월한 교재의 전범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눈에 띄는 약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편집진의 전문화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커뮤니티기반 지역사회 발전론: 주민자치의 현장』(정원식 지음, 경남대 언론출판원)은 단연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대학출판부가 지역사회와 지식의 소통기지라는 점을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에 위치한 대학의 특성을 십분 헤아려 문제의식을 키워낸 점이 시사적이라는 평이다.
올해 두 번째로 진행된 ‘대학출판부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 작업은 연구자와 일반 독자들에게 양서의 존재를 알리고, 저자와 번역자들의 노고를 평가해 주며, 점점 위축돼 가는 대학출판을 활성화시켜 보자는 목적을 가지고 출발했다. 선정된 도서는 ‘한국대학출판협회 선정 2018 올해의 우수도서’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대학출판협회는 1982년에 설립됐으며, 전국 대학 58개교의 출판 담당 부서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심시평]
심사위원: 표정훈(글), 최익현
2018년도 한국대학출판협회 올해의 우수도서에는 136종의 도서가 응모하였다. 이 가운데 교재 부문 4종, 교양 부문 6종, 학술 부문 18종 등 모두 28종을 우수도서로 선정하였다. 전년도 응모 도서들과 비교하면 수준이 대체로 높아졌다. 응모 도서들에 국한된 경향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고전 국역서의 약진이 눈길을 끌었다.
최우수 번역도서로 선정된 장세후(경북대학교 퇴계연구소)의 주희 시 역주(전 5권, 영남대학교 출판부)가 대표적이다. 주희시 역주는 주문공집 내집 10권, 별집과 외집 등에서 지금까지 밝혀진 주희의 시 1,500여 수가 모두 수록되어 있다. 장세후 박사의 주희 시 국역 작업은 2004년과 2005년에 이회문화사에서 두 권으로 출간된 바 있다. 이후 14년에 걸친 꾸준한 작업의 성과가 바로 주희 시 역주인 것이다. 가히 역작이자 노작이다.
학술 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된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의 대학연의(전 3권)도 역량 있는 여러 관련 연구자들이 번역하고 해설한 노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책은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국가리더십연구센터의 ‘국가리더십연구총서’ 가운데 하나로 출간되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고전의 현대적 의미를 구현하기 위한 기획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된 김비환 교수(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의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성균관대학교 출판부)는 ‘네이버 열린 연단 문화의 안과 밖’에서 강의한 내용을 대폭 심화, 보완한 결과로 나온 책이다. 근대 이후 자유주의 정치사상사의 흐름을 주요 사상가들을 중심으로 고찰하는 ‘자유’의 역사이자 자유의 논쟁사라고 할 수 있다. 학술적 깊이와 광범위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대중들과 소통하기에 충분한 책이라는 특장점을 지닌다.
한편 교재 분야에서 우수 도서로 선정된 노화의 심리학(번역서,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기후변화와 미래사회(계명대학교 출판부), 커뮤니티기반 지역사회발전론(경남대학교 언론출판원), 창의적 사고와 코딩(노스보스, 단국대학교 출판부) 등은 우리 사회 및 세계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를 다룬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대학 교재라고 하면 좀처럼 변하지 않는 주제와 내용이라는 선입견을 지니기 쉽다. 이번에 우수도서로 선정된 교재들은 그러한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시대의 과제에 발맞추어 시의적절한 대학 교육을 구현한다는 중요한 의미를 보여주었다.
교양 부문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고전탐독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나온 인정사정, 조선 군대 생활사가 주목의 대상이다. 조선의 군사(軍事) 관련 학술 및 교양서는 드물지 않지만 ‘군대 생활사’라는 주제 의식과 관점에서 접근한 점이 신선했다. 아울러 ‘고전탐독’ 시리즈 자체의 기획력과 편집력도 분명한 차별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응모작들 가운데 상당수가 기획과 편집, 그리고 책의 만듦새 측면에서 우수한 도서들이 많았기에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대학출판부협회의 우수도서 선정 사업이 해를 거듭하면서 더욱 많은 우수한 응모 도서들을 통하여 공신력과 권위를 더해 갈 것이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선정도서 목록](총 28종, 도서명 가나다순)
부문
선정 구분
도서명
저/역자명
출판사명/출간연도
학술
(18)
최우수
도서
『개인적 자유에서 사회적 자유로』
김비환
성균관대 출판부
『주희 시 역주 1-10』(전5권)
장세후 옮김
영남대 출판부
우수
도서
『17세기 충청도 선비의 생활기록』
성봉현 외 옮김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대구의 전통음악과 근대음악』
손태룡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
『대학연의』(상·중·하)
진독수/김병섭 편저
서울대 출판문화원
『대한민국헌법의 역사』
장영수
고려대 출판문화원
『독일 통일 후 물권적 법률관계 정리』
장병일
동아대 출판부
『번역학과 국어학의 대화』
김정우
경남대 언론출판원
『성적 없는 성적표』
류태호
경희대 출판문화원
『성학십도, 자기구원의 가이드맵』
한형조 독해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스스로 역사가 될 수 없었던 사람들』
김혈조 외 7인 옮김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
『시스템 사고와 창의』
김상욱
충북대 출판부
『유길준의 知-人: 상상과 경험의 근대,』
최덕수 편
고려대 출판문화원
『제2차 중국 정치엘리트의 전환』
주장환
한신대 출판부
『조선시대 감로탱화』
김남희
계명대 출판부
『지역문화와 문예콘텐츠』
손종흠
한국방송통신대 출판문화원
(에피스테메)
『텍스트언어학사』
이재원
한국외대 지식출판콘텐츠원
(에피스테메)
『한국의 거버넌스』
박재창
한국외대 지식출판콘텐츠원
(에피스테메)
교양
(6)
우수
도서
『교육혁명으로 미래를 열다』
문영석
가톨릭대 출판부
『디코딩 라틴아메리카: 20개의 코드』
서울대 라틴아메리카
연구소 편
한국방송통신대 출판문화원
(지식의 날개)
『몬테베리타, 지와 사랑의 고독한 방랑자』
박홍규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
『인문학으로 누정읽기』
박연호
충북대 출판부
『인정사정 조선 군대 생활사』
원창애 외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지구의 운명 평화로 가는 길』
조인원·이리나 보코바
경희대 출판문화원
대학
교재
(4)
우수
도서
『기후변화와 미래사회』
김해동 외
계명대 출판부
『노화의 심리학』
이언 스튜어트-해밀턴/ 이동영 외 옮김
서울대 출판문화원
『창의적 사고와 코딩(사회)』
서응교 외
단국대 출판부
커뮤니티기반 지역사회 발전론: 주민자치의 현장
정원식
경남대 언론출판원
최우수 도서 표지
학술 부문